지난 이야기 :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건너보니 거인이 울고 있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만국 공용어인 바디랭귀지를 통해 상호불가침조약을 맺은 거인과 형제들. 그런데 의사전달 과정에서 무슨 착오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건지, 대뜸 거인이 길안내를 자처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잠시 후...


어?? 어????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때 쯤, 형제는 이미 거인의 손에 잡혀 폭포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거인이 안내해준 폭포 밑 동굴. 정말 이런곳에 고삼이 서식할까? 일단 물은 맑기는 한데...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





이제 이런 철문쯤은 뻔하다. 동생이 빠져나가서 문을 열어주는 패턴.


근데 이런데 왜 철문이 있는거죠?


매너리즘에 빠져서 기계적으로 퍼즐을 풀다 보면 중요한 의문은 나중에 들기 마련이다. 나태한 자세를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예지력 상승


철문 안쪽을 보니 이건 이미 풍화와 침식에 의해 형성된 자연암석이 아니다.





게임 곳곳에 놓여있는 의자를 활용하면 이렇게 많은걸 한번에 볼 수 있다. 이 게임 카메라 조작이 좌, 우 회전밖에 안돼서 답답했는데 이제 좀 시원하게 보이네. 철문에 석조건축물에 이번엔 물레방아.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분명하다.


여기서 잠깐!

위에서 내려온 물이 아래쪽에 위치한 바퀴의 페달을 치고 지나가면 바퀴가 움직이게 되는데 이 때 바퀴의 축에 타원형 장치를 달면 쿵떡쿵떡 떡치기를 할수도 있고 발전기 터빈을 달면 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대단한 시스템이다. 높은곳에 있는 물의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시스템인데, 그럼 애초에 물이 왜 위에 올라가있는지를 알고싶으면 지구과학으로 넘어가서 물의 순환 과정을 배워라. 여긴 물리교실임. 엣헴.


어쨌든 물레방아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떡씬은 안보이므로 저건 동력을 만드는 장치인것 같다.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지금부터는 조심하자.





물레방아 왼편으로 통하는 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 과거에 뭐였든간에 지금 상태가 중요한거다. 이게 길로 보이진 않으니 왼쪽으로 통하는 길은 없음 - 오른쪽으로 ㄱㄱ





물레방아 옆에 난 무늬를 꼭 잡고 매달리면 저 아래로 건너갈 수 있다.





동생은 원래 아무생각 없었고, 형의 눈치를 보아하니 반대쪽으로 건너가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데 가운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쇠막대기들이 회전을 하고 있어서 갈 수가 없다. 다른 길을 찾거나 저 장치를 박살낼 방법을 찾아서 강제로 건너가거나 둘 중 하나인데, 어쨌든 둘 다 가만히 있는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니니 주위를 살펴보자.





딱 봐도 수상한 기둥. 죽이되든 밥이되든 일단 저쪽으로 끌고 가서 생각을 해보는거다.





이런식으로 커브를 돌 때는 한번에 돌려고 하면 안된다. 자동차 앞바퀴 돌리듯 형이 먼저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고, 끝까지 들어가면 이번엔 지게차 뒷바퀴 조향하듯이 동생이 밖으로 빼주면 쉽게 빠짐





고민할 것도 없다. 저 톱니바퀴가 발정난 듯이 돌고 있으니 봉을 거칠게 박아주면 된다. 평소 케겔운동을 게을리 했는지 조이는 힘이 약해서 끝내 봉을 부러뜨리지 못했다.





문열려뜸





처음 보는 장치지만 어떻게 다루는지 알것 같다.





왼쪽은 왼쪽





오른쪽은 오른쪽


대체 누가 설계한거야?





물레방아의 반대편에 왔다. 어디서 많이 보던 사다리가 있길래 늘 하던대로 동생을 밀어올려주는 형.





동생이 갈고리에 매달리면 마치 자전거 브레이크를 당기듯이 집게가 조여서 바퀴를 멈춘다. 브레이크 패드랑 마찰하면서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어서 새어나가고 그래서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거 맞나? 공돌이님들 댓글로 부연설명 해주세여 잘모름 ㅋ





또 의자가 있길래 앉아봤다. 이번에는 왠 인공폭포가... 이정도면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추가해도 될듯. 폭포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형이 대놓고 보이는 길을 자기가 찾았다고 굳이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정말 믿음직스러운 형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 가치의 총량은 제한되어 있다. 상류층이 이를 소유하는 비율이 크면 클수록 가난한 자에게 돌아가는 양은 적어진다. 찬란한 문명의 그늘에는 항상 소외받고 착취당하는 계층이 있기 마련... 아래쪽에 보이는 광산 노동자들이 그런 계층인듯 하다. 분명히 지배계층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을테니 적절한 선동으로 불씨만 일으켜주면 알아서 폭발할 것인데 내려갈 방법이 없네


쓸데없는 생각 말고 오른쪽 스위치나 눌르셈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담벼락이든 바위든 이런 갈고리든 간에 매달려있는 동작은 트리거를 계속 당기고 있어야 한다. 만약 실수 혹은 실수를 가장한 고의로 트리거를 놓친다면





누가 그랬던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고... 있는거냐 없는거냐 아무튼 쟨 없음





가차없는 로딩화면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절벽 타고 암벽 기어오르고 할때마다 몇번씩 트리거 떼볼까 말까 하다가 나도 이번에 첨해봤는데 진짜 죽을줄은 몰랐음;;





손 떼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겁에 질린 표정으로 트리거를 ㅂㄷㅂㄷ 움켜쥔 상태로 이동하자.




당연히 그냥은 안보내준다. 동생이 레버를 돌려서 문을 열어야 통과할 수 있는데





평소에 동생한테 잘못한거 있으면 동생이 이렇게 중간에 레버를 놔버리는 수가 있다. 평소에 잘하자.





이번에는 칼자루가 형한테 넘어감 ㅋ 형제자매끼리 서로 쳐싸우지 말고 평소에 사이좋게 지내세여들. 상황이란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거임





여러분은 지금 본격 잠입액션게임 핫산신 크리드 - 브라더후드를 보고 계십니다.





의자다!





이런 장면을 기대한건 아니었는데 음... 어쨌든 사보타주의 기본은 선동이라는것 꼭 알아주세여 때로는 말 몇마디가 화염병 하나보다 더 큰 불길을 일으킬 수 있답니다 '-^


저 밑에 내려가면 꼭 폭동 일으켜보고싶다. 이게 시뮬레이션 게임이었으면 좋겠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평범하다.





동생이 먼저 건너갔는데 삐그덕대는게 어째 심상치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건축업자들이 싼 재료 쓰고 장부 부풀려서 작성한게 분명하다. 억압, 구속, 강제노동에 비리, 횡령까지 화끈하게 보여주는 사회비판게임.





어릴때 플레이타임에서 놀아본적 이씀? 거기에 이렇게 매달려서 내려가는 놀이기구 있는데


모르겠다고? 입대해. 유격장에도 비슷한거 이씀 ^오^





뭐... 대충 이런 느낌임.





운행 횟수 다 써서 내렸는데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무너진다.


달린다.





소리는 곧 죽을듯이 질렀지만 몸은 아주 여유롭게 붕괴현장을 벗어난 두 형제.





아 씨ㅣ바 새장에 누가 이딴거 쳐넣으래 ㅡㅡ





-동생 : 형, 저게 뭐야?


-형 : 낸들 아니?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자물쇠를 톡톡 치더니





-형 : 중간에 창살이 있네... 난 여기서 레버 당길게. 어차피 니 힘으로는 이거 못당기잖아?


형새끼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참음.





그래도 배웅은 나가줌 ㅋ


저 사이사이에 설치된 뼈무더기 역시 괜히 있는거슨 아니다. 가다가 저걸 밟으면





간수가 귀신같이 뒤를 노려보고는 머리 위에 [!] 표시를 띄운다.





머리위에 느낌표 - 다음은 포켓몬 배틀





은 아닌거같음. 어쨌든 뼈는 밟지 말고 조심히 가자. 몇번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잠입액션게임이다. 아닌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뼈 부스러지는 소리에는 칼같이 반응하면서 허리춤에서 열쇠 빠져나가는건 못느끼는 간수. 오늘이 그날인데 배출량이 좀 많은 체질이라 생리대를 두껍게 차나보다.




동생이 자물쇠를 풀고 형이 레버를 당기면 문이 열린다.





뭔가 이상하다.





-동생 : 어? 야 ㅅㅂ 너 어디가!! 우린 어쩌고?????




-형 : 닥쳐미친새끼야





-동생 : ㅈㅅ





트런들이 라인 섰다고 코웃음 치면서 갱왔는데 우리편이 많이 죽어준것 같다. 왕의 귀환 포스 뽐내는 트간지님 ㄷㄷ





봇라인 쭉 밀어놓고 먼 거리 로밍 와드렸더니 정작 우리팀 라이너는 상대 키워놓고 도주, 정글새끼는 눈치없게 발각돼서 탑 라인 개망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롤_왕의_일격.jpg


어쨌든 범위만 벗어나있으면 안죽는다. 걱정말자.





이런식으로 형이 레버를 당겨놓고 동생이 새장 앞에서 쫄래쫄래 거리면 트런들이 쫓아온다.





동생은 창살 틈으로 나오고, 그 사이에 문을 닫아버리면 트런들 감ㅋ금ㅋ


상대팀 키워놓고 귀환한 라이너 vs 굳이 탑까지 로밍 온 서포터 vs 발각 요인 제공한 정글러 vs 집에서 독침으로 이 사이에 낀 고기 파내고 있던 티모


누구의 잘못일까?





이때 탑 라이너가 돌아왔다.


-탑 라이너 : 상대가 너무 잘해서 힘드셨져? ㅈㅅㅈㅅ 제가 미카엘 도가니 사왔쪄여 힐해드릴께염 ^오^





뉴비는 모른다. 이 침묵이 성탄절 도시를 따뜻하게 감싸안는 함박눈과 같은 고요함인지, 건드리면 터질 듯 비구름을 잔뜩 장전한 폭풍 전야의 고요함인지.


근데 오더질까지 하자 형제도 포기하고 하자는대로 함





오더대로 움직여드렸습니다





막상 건너려고 보니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든 멍청한 형제. 형제가 멍청한거지 플레이어가 멍청한게 아니다.





하는 수 없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지켜보던 플레이어가 지혜를 빌려준다. 이제 건너갈 수 있다.





마술쇼


입구에 분명히 트롤러가 서있다.





동생이 문을 들어서는 순간 트롤러와 창살이 동시에 사라진다.





진짜 사라짐;;;;





두시간쯤 헤매다 결국 구글의 도움을 청했는데 버그라고 한다. 세이브 포인트에서 불러오는걸로는 해결이 안되고 아예 챕터를 다시 시작해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한다. 그래서 게임 다시 하러감...




혼자 있고싶어요 다들 나가주세요.

















by 좀맹구 2014. 9. 28. 14:29